그저께 저녁부터 폭식 탓으로
위가 좋지 않아

어제
새벽까지
배속에선 전쟁으로 요동치고

하우스 방울따기는 피 할
순
없었기에

간신히 방울따기 끝내고 나자

그 때 부터

배속에선 모든 음식을 거부하는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어제 내내 제대로 먹지 못한 탓인지

오늘 새벽엔 일어나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어김없는 하우스 출동 남편의 만류에 못 이기는 척하고

집에 남으니 며느리대신 더 앞장서 서둘러 가신

어머님이 맘에 걸려서
맘 편히 쉬기가 힘들었습니다.

모처럼만에 집안 청소

삶은 빨래까지 하고 나니

못 먹은 탓인지 평소 밥심을 발휘하던 힘이 무너져서 그런지

자꾸만 머리가 빙빙 속이 답답하였습니다.

오늘 따라 햇볕은 아침부터 쨍쨍

하우스 안
쉽게 데워지는 열기를 떨칠 수가 없어

더위와 싸워서
지쳐

돌아 올 남편과 어머님을 위해

점심부터 짓어야 한다는 맘이 온통 지배하였습니다.

모처럼 만에
여유있게 밥을 지여 보았습니다

늘 습성이 배인 급한고
빠른식 압력밥솥이 아닌 그냥

천천히 뜸들여 가면서 적당히 눌린 누렁지를 생각하며

일반 솥으로
밥을 지어 보았습니다.

급하고 빠른 압력솥 대신 천천히 뜸들여 가며 감자랑 고추말랭이 찜이랑

함께 어우려진 정겨운 밥솥 옛 어린 시절
고향 집 무쇠밥속 풍경이 떠 오르네요.

우리 어머니들은 참 지혜로우셨던 것 같아요.

밥과 찜을 함께 활용하는 에너지와 조리시간 절약을 하신 걸 보니요.

가을에 찹쌀풀입혀 말려 둔 고추말랭이
갖은 양념을 해서

밥에다 찌면 밥물이 고여 매콤하면서도 부드러운 고추맛을
느끼신다며

남편이 즐겨 찾는 반찬입다.

옛 추억이 뭍어나게 하는

밥과 함께 쪄진 그리운 감자

감자의 순수함과 정겨움이 범벅된
맛이 납니다.

서리태와 찰보리는
늘 물리지 않는 우리 집 잡곡입니다.

다른 때보단 찰보리를 덜 섞었네요.

요 구수한 찰보리는 논산시 우수농산물 팜포유에서

판매되는
부적농협 찰보리쌀입니다.